기저효과의 뜻과 경제 지표를 읽을 때 주의할 점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올해 1분기 기업 수출액이 전년 대비 무려 50%나 폭등했다 라거나 이번 달 경제 성장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런 기사를 보면 당장이라도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것 같고 국가 경제가 엄청나게 좋아진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경제 지표에 발표되는 퍼센트 수치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됩니다. 화려한 수치 뒤에는 통계가 만들어낸 착시 현상이 숨어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인데요. 이를 경제학 용어로 '기저효과'라고 부릅니다. 기저효과의 정확한 뜻을 예시와 함께 알아보고, 우리가 뉴스의 경제 지표를 읽을 때 속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드리겠습니다.

기저효과

기저효과(Base Effect)란 무엇일까?

기저효과의 정확한 뜻

기저효과(Base Effect)에서 기저란 기초나 바닥, 즉 비교의 기준이 되는 시점을 말하는데요. 따라서 기저효과란 경제 지표를 평가할 때, 비교 기준이 되는 과거의 수치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아서 현재의 수치가 실제 상태보다 왜곡되어 보이는 통계적 착시 현상을 뜻합니다.

이해하기 쉬운 성적표 예시

기저효과를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학교 시험 성적을 떠올려 보면 됩니다.
  • 학생 A: 평소 90점을 받다가 이번 시험에서 95점을 받았습니다. (성적 향상률: 약 5%)
  • 학생 B: 평소 놀기만 하다가 저번 시험에서 10점을 받았고, 이번 시험에서 20점을 받았습니다. (성적 향상률: 무려 100%)
단순히 성적 향상률(%)만 보면 학생 B가 100%나 올랐으니 엄청난 발전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절대적인 점수는 여전히 95점을 받은 학생 A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학생 B의 향상률이 100%로 뻥튀기된 이유는 비교 대상인 과거의 점수가 너무 낮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경제에서 말하는 기저효과의 포인트입니다.


경제에서 나타나는 기저효과의 두 가지 유형

현실 경제에서 기저효과는 크게 과거 수치가 너무 낮아서 생기는 현상과, 반대로 너무 높아서 생기는 현상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긍정적 착시 (과거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았을 때)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1년의 경제 지표들입니다. 2020년에는 전 세계 공장이 멈추고 비행기가 뜨지 않아 경제가 바닥을 쳤습니다. 그로 인해 다음 해인 2021년에는 공장이 조금만 정상 가동되어도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 40% 폭등', '경제 성장률 사상 최고치'라는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한 것이 아니라, 작년이 너무 최악이었기 때문에 반사 이익으로 수치가 좋아 보이는 회복 단계일 뿐이었습니다.

부정적 착시 (과거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을 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해에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이 찾아와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역대급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다음 해에는 그저 평년 수준의 준수한 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 대상인 작년 실적이 워낙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기사에는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년 대비 30% 급감, 위기 도래! 라고 보도됩니다. 실제로는 회사가 돈을 잘 벌고 있는데도, 기저효과 때문에 심각한 불황인 것처럼 착시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경제 지표와 물가를 읽을 때 주의할 점

기저효과를 이해했다면, 앞으로 경제 뉴스를 읽거나 투자를 할 때 주의할 점 두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증가율(%)보다 절대적인 수치를 확인하라

뉴스의 헤드라인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퍼센트에 속지 말고 실제 매출액이나 수출액 같은 절대적인 수치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작년의 실적이 비정상적인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낮았거나 높았는지 점검하셔야 합니다.

물가 상승률(CPI) 발표 이면의 기저효과 파악

국가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할 때도 기저효과는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작년 이맘때 국제 유가가 폭락해서 물가가 쌌다면, 올해는 정상 가격으로만 돌아와도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이 폭등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은 금리를 결정할 때 단순히 표면적인 물가 상승률만 보지 않고, 기저효과를 걸러낸 근원물가지수를 함께 참고하여 정책을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통계의 함정을 피하는 현명한 투자자의 안목

지금까지 기저효과의 뜻과 예시, 그리고 통계적 착시를 피하는 방법을 설명해드렸습니다. 경제 지표는 국가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엑스레이와 같지만, 비교하는 기준점이 어디냐에 따라 병이 다 나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멀쩡한 몸이 심각한 병에 걸린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을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경제 흐름을 파악할 때, 성장률 몇 프로 달성이라는 자극적인 숫자에만 관심을 주지 마세요. 그 이면에 깔린 작년도의 경제 상황을 되짚어보는 기저효과를 고려하는 안목을 갖춘다면,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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